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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가 아니라 ‘파아리’라니까!

시트콤sitcom을 보다 보니 한국 남자가 외국의 어떤 고급 식당에서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겪는 일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더군요. 남자는 한 손을 번쩍 올리면서 기세등등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웨이러, 워러 please.”

식당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돼도 남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거만한 표정을 짓더군요.
이 친구 water는 제대로 굴렸는데…. 고급 식당에서든 패밀리 레스토랑family restaurant에서든 waiter나 waitress라는 단어 대신 Excuse me!라고 해야 합니다. 고급 식당일수록 waiter와 대화할 때 조용한 목소리로 정중한 표현을 써야 제대로 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손짓을 크게 하면서 목소리를 높여 “워러, please.” 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취급당하죠. 눈을 마주쳐 waiter의 시선을 잡거나 가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Excuse me.” 하고 불러 세운 다음, “Would you get me some water, please?”라고 해야 한다는 거죠. 미국식 발음을 혀 꼬부라진 발음이라고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r] 발음 때문에 그렇게 들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ㅌ’라고만 알고 있는 t sound의 변형된 소리도 혀 꼬부라진 발음을 내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합니다. waiter와 water가 그렇게 발음되는 것은 [r] 발음 때문이 아니잖아요. better, city, party 같은 단어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납니다. ‘밧떼리’라고 하는 battery배뤄리[bǽtəri]’가 굴러가는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t sound의 발음 변화 때문이랍니다.

굴리는 t 사운드

굴리는 t 사운드

굴리는 소리 t

미국인이 party를 발음하는 것을 들으면 파티가 아니라 ‘파아리’처럼 들립니다. 이는 t 발음을 할 때 굴리는 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t는 강모음과 약모음 사이에 오면, ‘ㄹ’과 비슷한 굴리는 소리로 변합니다. <강모음 + rt + 약모음>, -tle, -ttle일 때도 마찬가지죠.
water        item         exciting       bottle

r이 없어도 굴러가는 t 발음

굴리는 t발음

굴리는 t발음

일명 ‘굴리는 t 발음 기호’로, 정석 t 발음에 비해 혀의 힘이 풀려서 나는 소리죠. 기본 [t] 형태에서 혀가 일직선 모양 ─ 대신에 혀끝이 입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 모양으로, 이때 ⊂는 혀의 구부러지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이 발음을 할 때 혀가 입천장의 볼록한 부분을 슬쩍 스치고 목젖을 향해 말려들어가는 모양을 t에 합쳐서 (t+⊂)로 표현해 놓은 기호입니다. 이 기호를 기억해 두면 발음기호를 볼 때마다 혀의 움직임을 연상하기 쉬울 거예요.

water에서 t sound는 모음과 모음 사이에서 굴러가면서 약화되어 우리말의 ‘ㄹ’과 비슷한 굴리는 소리가 됩니다. 되도록 t 같은 거친 음을 피하며 발음을 쉽고 편리하게 하려는 경향 때문이죠. 같은 이유로, what a[웥어]가 아니라[워러]입니다.

우리말의 ㄹ 발음은 혀 앞부분 전체가 입천장의 많은 부분에 닿는 반면, 영어의 굴리는 t sound는 ‘혀끝’이 입천장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에 살짝만 닿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미국 영어발음 무작정 따라하기

53개 발음 원리로 리스닝과 스피킹을 정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