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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모든 한국인의 숙제이자 원망의 대상이다.  빠르게는 초등생 때부터, 늦게는 성인이 되어서부터 공부를 하고 또 하지만 입에서 쉽사리 나오지는 않는다.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하는 데에도 취업할 때 승진할 때, 공부할 때 내 앞을 잘도 가로막는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영어회화를 효율적으로 해 나아갈 수 있을까? 영어 교육 전문가 오석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영어 말문트기 30일 패턴훈련》저) 가 영어 때문에 고민에 빠진 이들을 만나보았다.

선생님. 카메라를 등지시면…

Q1. 영어 공부 어떤 순서로 해야 하나요?

문법을 먼저 공부해서 기초를 쌓고 회화로 넘어가는 학교 영어공부법을 따라가야 할까요?

A1.영어는 언어입니다. 말이 먼저예요.

문법, 단어를 배우는 것 자체는 좋습니다. 다만 문법을 외우고 단어를 외우는 게 영어 공부의 전부는 아닙니다. 문법은 언어의 규칙입니다. 정해진 문장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바로 문법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영어 공부는 말을 배우기 전에 문법을 공부하고 단어를 외웁니다. 말, 정확하고 자주 쓰이는 말을 먼저 익힌 다음 그 문장에 담긴 규칙(문법)과 표현(단어)를 익혀야 하는 거죠. 우리의 영어공부는 반대로 되어 있어요. 네이티브들도 잘 모르는 복잡한 문법 용어로 공부하고, 그들이 안 쓰는 어려운 단어를 외우다가 지쳐 ‘영어는 재미없는 것’이라고 포기하게 되는데요.
우리가 아기 때 말을 배웠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엄마, 아빠 어른들이 하는 말을 수없이 듣다가 어느 날 따라하고 말속의 규칙을 자기도 모르게 이해하면서 새로운 문장들을 말하게 되는 거거든요.

여기서 문제 하나 낼게요. “한 시간 후에 보자.”라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할까요?

See you 1 hour later?
See you in an hour?

네이티브들은 You’ll see me in an hour. 혹은 See me in an hour. 라고 말해요. 한 시간 후에 보자는 말을 I가 주어(I’ll see)가 아닌 You 즉 상대방을 주체(You’ll see)로 했어요. 이는 남을 배려하는 말하기입니다. See you라고 하면 ‘나 보러 와’라는 강요의 느낌을 줄 수 있거든요. 주어를 You로 바꾸면서 상대가 선택하게 하는, 배려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거예요. 이것은 문법을 외운다고 단어를 많이 외운다고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그들의 말을 많이 접해야 알 수 있어요. 말하는 습관은 그들의 사고방식, 문화도 포함하는 거죠. 이런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영어공부로는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에요.

영어 말이 먼저다

영어 말이 먼저다

Q2. 발음이 안 좋아 고민입니다.

어떻게 하면 영어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A2. 영어, 크게 소리 내어 읽으세요.

우리가 말을 할 때 상대의 말은 직방으로 들리지만 내 말은 공기로 꺾여서 들어옵니다. 그래서 작게 웅얼웅얼 말하면 내 뇌가 제대로 된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크게 말하기입니다. 크게 소리 내어 읽으면 마치 상대방과 대화하듯이 표현을 인지할 수 있어요. 뇌가 영어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거죠. 내 발음이 틀리면 어떡하냐고요? 시중에 좋은 영어책이 많아요. 그 책의 mp3파일을 들으면서 큰 소리로 따라 하세요.

여러분 대부분은 매일 원어민과 만나서 대화하기 힘든 여건일 거예요. 영어 mp3파일을 소리 내어 따라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표현을 확실하게 기억해 주세요.

Q3. 틀린 영어라도 말만 통하면 되나요?

A3.  우리 수준에 맞는 좋은 문장, 정확한 표현을 구사해야 합니다.

초급이라도 내 나이(수준)에 맞는 말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인인데, 우리끼리 ‘엄마, 까까’같은 말을 할 수 없잖아요. 정확하지 않은 영어라도 말만 통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할 때 처음 몇 번은 어색해도 감안하고 들어줄 수 있겠죠. 그런데 더듬더듬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수 있을까요? 그들과 제대로 된 대화가 가능할까요?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까지 그들과 제대로 어울릴 수 없어요. 해외여행 한번 가는 거야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하지만 그들과 일하고 대화하고 어울리려면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드라마를 보고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기억해두세요. 아참, 절대 자막 없이 보지 마세요. 자막 안 보면 좌절합니다. 안 들리거든요. 못 알아들어요. 우리의 실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자막 보면서 공부하세요. 그리고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어떻게 발음되는지 들으면서 공부하세요.

좋은 표현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아직 그런 표현을 가려내는 눈도 없다면, 그런 표현들을 모아놓은 책을 읽으세요. 제가 집필한 《영어 말문트기 30일 패턴 훈련》에는 성인인 여러분에게 맞는 좋은 표현들을 많이 모아두었어요. 괜히 어려운 단어 쓸 필요 없어요. 우리가 이미 아는 30개 단어로도 1,000개에 달하는 생활필수 표현을 말할 수 있게 해주니까 이 책으로 기초를 얻은 후에 좋은 원서 읽고 드라마 보고 그러면서 좋은 표현을 많이 내 것으로 만드세요.

Q4. 구어체와 문어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유학을 위해 인터뷰를 봐야 하는데 구어체로 해야 할지 문어체로 해야할 지 고민됩니다.

A4. 상황에 맞는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는 게 중요합니다.

책에 있는 글은 대체로 문어체입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 간의 대화도 구어체보다는 문어체일 때가 많아요. 문어체, 구어체 따지기보다는 정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에는 고급스러운 표현이 많아서 일상대화라면 조금 어색할 수는 있겠지만, 면접이나 PT, 토론 등에서는 문어체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것은 일상에서 친구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면접관 앞에서 자신을 어필하고, 바이어를 만나서 설득하고, 프레젠테이션하고 협상하고 업무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잖아요. 문어체 구어체 따지지 말고 좋은 표현을 많이 익힙시다.  

우리가 잘 아는 표현 예를 들어볼까요?

“거기 가는 게 좋겠어.”를 말할 때에 “You must~~”로 말하시나요? must는 대표적인 문어체 표현입니다. ‘반드시 ~해야 해’라고 강한 어감을 주니까 대화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죠. have to도 강한 어감이니 “You should go there. “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너를 믿을게” 는 I can rely on you. 라고 하는게 자연스럽습니다.  believe, trust는 문어체에요. 특히 I believe you. believe는 강한 신뢰의 표현이므로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I believe in God. (신의 존재를 믿는다)처럼 어떤 확신을 가지고 사람이나 어떤 대상을 믿는다는 의미를 전하는 표현이에요.

“이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문어체로 많이 쓰이겠죠. It’s difficult~~라고 하는 것보다는 “This problem defies easy solution.”이라는 고급스러운 표현을 써주면 좋겠지요.

I can’t stand you.  “너 진짜 싫어. 너란 애를 못 참겠어.”
I hate you. I dislike you.는 문어체 표현으로 매우 강하게 싫어한다는 말이에요. I don’t like him.(나 걔 좋아하지 않아.)와는 강도가 다른 어감입니다. I hate you.라는 말을 한다면 상대방은 ‘아, 얘가 정말 나를 싫어하는 구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정말 싫다는 말이니까 누군가의 면전에다 대고 말할 때 조심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