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12월 일본어 공부방법 -회화 먼저? 문법 먼저?
Q.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후지이 아사리 선생님의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책을 샀습니다. 항상 엠피쓰리에 파일 넣고 아르바이트 출퇴근 할 때마다 듣고. 집에 와서 2~3시간씩 따라하며 독학하고 있습니다.
근데 제가. 6월 3일날 군대 입대를 합니다. ㅜㅜ 아직 3분의 1 정도 밖에 못했구..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대할 때쯤에 친구랑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하기로 했는데요, 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됩니다. 군대 안에서 일본어 공부도 쭉 할생각인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어하는 친구들이 말하는 거 보면 회화보단 문법을 먼저 하라고 하는데 그래도 전 이 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근데 친구들은 문법 먼저 공부하는 게 좋다고 막 그러니까 막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혼란이 온다고 해야 할까요?
후지이 아사리 선생님의 말씀을 좀 듣고 싶어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군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일본어 전공하는 친구 말에 따라 문법을 먼저 해야 할지… 아아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죄송합니다 ㅜㅜ
후지이 아사리 선생님! 도와주세요!!
A.
학교에서 시키는 공부 방식이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먼저 외우고 문법을 배운 다음에 회화를 연습하는 것이죠. 옛날부터 내려오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근데 그렇게 배우면 자연스러운 발음이나 억양을 익히기 힘들어요. 아주 외국인 냄새가 많이 나는 일본어를 하게 돼요.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 되면 된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방식으로 공부할 수도 있어요. 그런 방식으로 공부하면 초기에는 진도가 매우 빨리 나가요. 문법이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금방 금방 배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가면 속도가 안 나요. 왜냐면 이런 식으로 배운 사람들은 듣기 훈련이 초기에 되지 않기 때문에 듣기 연습을 따로 해야 하고 상당히 시간이 걸리게 돼요. 그리고 한 번 입에 붙어 버린 잘못된 발음이나 억양은 쉽게 고쳐지지 않아요. 일본 연예인 중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유명한 연예인이 있는 거 아세요?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기 뭐 해서 이름을 밝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그 연예인이 한국어를 엄청 유창하게 잘 하는 걸로 알아요. 근데 실제로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발음이 엉망이에요. 쓰기와 문법 공부부터 시작하면 그런 수준으로 일본어를 구사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요. 그래도 다른 한국 사람들이 듣기에는 매우 일본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생각하겠죠.
제 목표는 독자분들이 일본 사람처럼 유창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학습에 시간이 걸리고 좀 힘들어도 글자 배우기 전에 듣기 말하기부터 하라는 거예요. 외국어 공부는 노래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언어라는 것은 소리의 높낮이 변화가 있고 소리의 길이도 미묘하게 길었다 짧았다 해요. 소리의 높낮이가 바뀌고 길이가 바뀐다는 것은 바로 노래와 같은 것이죠. 그렇다면 노래를 배울 때 어떻게 하는가 생각해 보세요. 맘에 드는 노래를 찾았다고 서점에 가서 그 노래 악보를 구하나요?아니죠? 노래 다운 받고 여러 번 듣고 따라하면서 배우죠? 외국어를 배울 때 책을 보면서 쓰기, 문법부터 배우는 것은 노래를 배울 때 악보를 구해서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악보를 통해서 노래를 배우든 듣고 따라하면서 노래를 배우든 최종적으로는 그 노래를 배울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죠. 그런데 둘 중의 어떤 것이 더 자연스러운 노래를 잘 배울 수 있을까요? 악보를 보면서 배우는 것은 악보를 잘못 볼 수도 있고 노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외국어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사람에 따라 목표가 다를 수 있죠. 만약 일본어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 책을 읽을 수만 있으면 된다… 이런 분들은 제가 주장하는 방식이 맞지 않죠. 그것보다 글자를 빨리 배우고 문법을 빨리 배우는 것이 더 목표 달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으니까요. 그런데 일본 사람처럼 유창하게 말하고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 골고루 잘 하고 싶다면 제가 주장하는 방식대로 공부하세요. 초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어려워도 중간부터는 속도가 훨씬 나요. 자연스러운 일본어를 익힐 수 있구요. 제 책으로 공부한 분들로부터 일본에 가서 발음이 매우 좋다는 평을 들었다, 아직 초보인데도 일본어를 꽤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았다 등등 감사 메일을 받은 적도 많아요.
군대에 가서도 일본어 공부를 꾸준히 하세요. 아는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군대 들어가서도 공부하는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잘 하실 거예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 보내시고요. 참, 그리고 듣기를 열심히 하시는 것 같은데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도 꼭 같이 하셔야 해요. 그리고 본인이 하는 말을 녹음해서 들어 보는 연습도 자주 하시고요. 스스로의 발음을 객관적으로 들어 봐야 더 잘 배울 수 있어요.
※위 내용은 실제 독자의 질문과 후지이 아사리 저자의 답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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